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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계 다다른 응급실…응급의학과 전문의 사직 '초읽기'

메디칼타임즈=김승직 기자의과대학 정원 확대를 둘러싼 정부·의료계 갈등이 장기화하면서 현장을 지키는 응급의학과 전문의들의 탄식이 커지고 있다. 응급실은 한계에 다다른 상황으로 여기서도 사직하는 의료진이 늘어날 것이라는 우려다.8일 응급의학과 비상대책위원회는 성명서를 내고 정부가 효과 없는 의료 대란 대책들만 남발하며 현장에 남아있는 응급의료진과 환자들의 고통을 외면하고 있다고 비판했다. 비대위는 현재 500여 명의 응급의학과 전공의가 응급실을 나갔으며, 대부분 수련병원이 응급실을 축소 운영하고 있다고 밝혔다.응급의학과 비상대책위원회가 정부의 의료 대란 대책이 무의미하다고 비판하며 응급실에서도 자발적 사직이 이뤄질 것이라고 경고했다.이로 인해 의대 증원 사태 이전 대비 30% 이상 환자 수가 감소했는데도 정부는 아무 문제가 없다고만 하고 있다는 것. 남아있는 의료진은 피로와 탈진으로 한계에 다다르고 있고 교수들까지 업무를 단축하면서 상황이 더욱 악화할 것이라는 우려다.비대위는 지금까지 정부가 내놓은 재난 위기 응급의료대책 중 유효했던 것이 있었는지 반문했다. 정부가 그동안 정책들은 응급의료 현장과 상의 없는 졸속·탁상행정들 뿐이었다는 지적이다.실제 정부는 개원한 응급의학과 전문의로 해 응급실을 지원하는 대책을 내놨는데 건강보험심사평가원과 보건 구청 직원의 거절로 무산됐다. 의료법상 의사의 겸직은 금지돼 있기 때문이다.또 비대위는 ▲비대면 진료 확대 ▲PA 업무 확대 ▲공중보건의사 및 군의관 파견 ▲은퇴 의사 재취업 등 정부가 내놓은 다른 정책들도 실제 현장엔 아무 도움이 되지 못하고 있다고 비판했다.다만 보건복지부는 보도설명자료를 내고 보건의료 재난 위기 '심각' 단계 동안 의료인의 의료기관 외 의료행위가 한시 허용된다며, 일부 지자체와 심평원 관계자가 이를 미숙지한 것이라고 해명했다.비대위는 이 같은 정부 행보가 정치적 시간 끌기에 불과하다고 꼬집었다. 특히 정부는 사직 전공의에 대한 대처에서도 강력히 처벌한다고 했다가 유연히 대응하라고 하고, 협상은 없다면서 대화하자고 하는 등 오락가락하고 있다는 것.또 비대위는 응급의학과 전문의들에게 현 상황에 대한 인식과 대응 방안을 묻는 설문조사를 진행하고 있다고 강조했다. 이번 사태가 조속히 해결되지 않을 시 응급실 사직을 포함한 구체적 행동을 준비할 것이고, 이와 별개로 수많은 전문의가 자발적으로 현장을 떠날 것이라는 경고다.이와 관련 비대위는 "이 사태 해결을 위해 사용한 돈이 이미 5000억 원이 넘었고 앞으로 얼마나 더 들어갈지 알 수 없다고 한다. 사태 발생 이전에 이 비용이 필수의료에 투입됐다면 이토록 문제가 심각해지지 않았을 것"이라며 "인턴들의 임용 포기로 벌어질 연쇄반응으로 향후 5년간의 전공의 부재를 감당해야 하는 상황인데도 아무런 대책은 없어 보인다"고 지적했다.이어 "이제는 정말 서로에게 많은 시간이 남아있지 않다. 이대로 계속 시간이 지나면 환자들의 피해는 커져만 갈 것이고, 사태를 촉발한 정부는 책임에서 자유롭지 못할 것"이라며 "진정한 해결을 위해선 의대 증원을 포함한 모든 의제를 백지화하고 의료계를 존중하는 마음을 담아 진지한 협상에 임해주길 바란다"고 촉구했다.
2024-04-08 11:54:50병·의원

전공의 사직 후폭풍 휘말린 의학회들 자구책 마련 분주

메디칼타임즈=최선 기자의대 증원 정책에 대한 전공의들의 집단 사직 사태로 의료계 학회와 학술대회 모두 자구책 마련에 팔을 걷었다.이달 학술대회를 개최하는 학회들은 공백이 불가피한 전공의들의 연수강좌를 온라인으로 바꿔 충격을 최소화한다는 방침.응급의학회는 전공의들의 행정처분에 대비, 법률 지원 서비스를 시행한다.2일 의료계에 따르면 이달 춘계학술대회 일정 돌입을 앞두고 다양한 학회들이 전공의 공백 여파를 최소화하기 위한 자구책 마련에 나섰다.먼저 대한내과학회는 오는 26일로 예정된 내과전공의 연수강좌를 전면 온라인으로, 학술대회는 온오프라인 하이브리드 중계로 전환했다.의료계 학회들이 전공의들의 집단 사직 사태에 따른 공백을 최소화하기 위해 연수강좌의 온라인 전환 등의 자구책 마련에 팔을 걷었다.내과학회는 "학회는 지난 2월에 전공의, 학생의 정당한 의사 표명에 지지와 연대를 표명한 바 있다"며 "3월 15일에는 필수의료의 마지막 보루인 내과가 무너지고 있는 상황에서 호소문을 발표한바 있지만 오히려 상황은 더 나빠지는 것 같다"고 지적했다.이어 "이러한 시국에서 학술대회와 연수강좌를 개최해야 하는지 고민스러웠다"며 "암울한 상황에도 미래에 대한 희망을 내려 놓을 수 없으며, 교육은 계속돼야 한다고 판단해 그대로 진행하기로 했다"고 밝혔다.학회는 의료 현장이 정상적이지 않고 유동적인 상황을 고려해 연수강좌는 온라인 생중계로, 학술대회는 하이브리드 방식을 병용해 운영한다.이어 학회는 필수의료를 살리기 위해서 꼭 필요한 조치와 우선순위가 무엇인지 의료시스템을 구성하는 핵심 관계자의 의견을 들어 보고, 공감대를 형성하기 위한 프로그램도 마련한다는 방침.대한이과학회는 7일 예정된 '이과 술기와 검사의 판독' 강좌를 무기한 연기하기로 했다.이과학회는 "최근 의료계 사태로 인해 개최 예정이있던 이과 술기와 검사의 판독을 무기한 연기할 수밖에 없게 됐다"며 상황이 안정되는 대로 다시 일정과 형식을 결정해 안내한다는 계획이다.당초 학회는 지난달 중순까지 강좌 진행을 두고 상황을 예의주시했지만 전공의 집단 파업 사태가 장기화될 조짐에 따라 급히 무기한 연기 결정을 내렸다.이과학회는 코로나19 팬데믹 시기에 해당 강좌를 온오프라 병행 방식으로 진행한 바 있지만 이번 의료계 사태는 팬데믹과 달리 참가자가 저조할 수밖에 없다는 판단을 내렸다.응급의학회는 정부의 행정처분 움직임을 앞두고 법률 지원이 필요한 회원들을 위한 지원 창구를 마련했다.이경원 응급의학회 공보이사는 "학회가 변호사와 자문 계약을 맺었다"며 "이를 통해 행정 처분 맞은 전공의가 가처분 신청 등 할 때 그 변호사 통해 무료로 법률적 조언을 받을 수 있도록 지원하겠다"고 설명했다.그는 "응급의학과 전공의를 대상으로 지원 정책을 펼친다"며 "현재까지는 행정 처분 실제 나온 사람은 없는 상태이지만 향후 어떻게 될지 모르기 때문에 예비적인 차원에서 법률 자문을 시행하게 됐다"고 덧붙였다.
2024-04-03 05:30:00학술

대학병원 진료 축소 예고 첫날…응급실·개원가 '풍전등화'

메디칼타임즈=임수민 기자 ,김승직 기자 지난 1일부터 대학병원 교수들이 외래와 수술을 축소하고 나선데 이어, 개원의까지 야간·휴일진료를 축소를 선언하면서 의료계에 전례 없는 위기감이 감돌고 있다.전국 대학병원 교수들은 지난 1일부터 중증·응급환자 진료를 유지하고자 외래와 수술을 대폭 조정하기로 했다.전국 40개 의과대학 중 39개 대학이 참여하는 전국의과대학교수협의회는 환자와 의료진의 안전을 위해 주 52시간 이내로 진료 시간을 단축했다. 또 다른 교수 모임인 전국의대교수 비상대책위원회 역시 24시간 연속근무 후 익일 주간 휴무에 들어간다.기존에는 야간 당직근무 다음 날에도 주간근무를 이어가면서 36시간 연속근무를 했는데, 연속근무 시간을 24시간으로 축소하겠다는 것이다.지난 1일부터 대학병원 교수들이 외래와 수술을 축소하고 나선데 이어, 개원의까지 야간·휴일진료를 축소하고 나서면서 의료계에 전례 없는 위기감이 감돌고 있다.세브란스병원 외과 교수 A씨는 "교수들의 단축진료와 관련해 내부적으로 계속해서 논의를 이어가고 있다"며 "다른 이슈보다도 교수의 피로도가 꾸준히 누적돼 지금 상황에 대한 대책이 필요하다"고 말했다.다만, 진료 축소는 모든 병원이 일괄적으로 진행하는 것이 아니라 각 교수마다 과목별 상황을 고려해 자율적으로 참여하는 만큼 당장 큰 변화는 나타나지 않고 있다.의료계에 따르면 1일 오후 1시 기준 '주요 대학 병원 평균 가동률'은 1주 전보다 0.1%p 감소했으며, 전날 대비 평균 가동률은 4.6%p 증가했다.또다른 서울의 대학병원 교수 B씨는 "사실 전공의가 병원을 떠난 후 중증환자 위주로 진료와 수술을 이어가고 있어 여기서 또 당장 (진료를) 축소하기 쉽지 않다"며 "하지만 다들 너무 지쳐 위태로운 상황이 언제까지 지속될 수 있을지 모르겠다"고 토로했다.서울의 빅5병원을 비롯한 대학병원들은 교수들의 움직임을 예의주시하며 대응책을 모색하고 있다.빅5병원 관계자는 "의료계 (집단사직) 사태가 장기화되면서 최근 4월 외래 예약 환자들을 대상으로 두 달 이상 진료가 지연됐다는 공지를 안내했다"며 "병원 교수진까지 본격 집단행동에 나선다면 언제 다시 신규환자를 받을 수 있을지 모르겠다"고 우려했다.이어 "다만 당장 외래축소에 나선 교수님은 없는 것으로 파악해 추가적인 일정 조정은 없다"며 "꾸준히 상황을 모니터링하면서 (교수가) 지속적으로 근무할 수 있도록 대응 방안을 모색하고 있다"고 전했다.용인세브란스병원 이경원 응급의학과 교수(응급의학회 공보이사)는 "응급의학과 교수들 사이에 힘들다는 아우성이 터져 나오고 있다"며 "환자를 축소해도 언제까지 버틸 수 있을지 모르겠다"고 토로했다.대학병원 응급실 상황은 진료축소 선언과 무관하게 하루하루 악화되는 모습이다.용인세브란스병원 이경원 응급의학과 교수(응급의학회 공보이사)는 "응급의학과 교수들 사이에 힘들다는 아우성이 터져 나오고 있다"며 "환자를 축소해도 언제까지 버틸 수 있을지 모르겠다"고 토로했다.응급의학과는 외래와 입원을 담당하지 않기 때문에 이번 진료축소 선언과 무관하지만, 절대적인 인력 부족과 피로 누적 등으로 한계가 오고 있다는 지적.이경원 교수는 "응급의학과 전공의가 많던 병원은 기존에 전문의가 적었기 때문에, 전문의 6명이 24시간 교대근무하며 응급실을 책임지고 있는 병원도 있다"며 "1~2주 정도는 어떻게든 버텨도 한 달이 넘어가니 정책과 무관하게 체력적으로 부담을 느껴 사직을 원하는 분들이 많아지고 있다"고 말했다.전국의과대학교수협의회가 진행한 설문조사 결과에 따르면, 전공의 집단사직 이후 교수들의 근무시간은 주 60시간에서 98시간에 이른 것으로 확인됐다.이 교수는 "응급실 환자를 권역응급의료센터는 최대 50%까지, 용인스브란스병원과 같은 지역응급의료센터는 10% 내외로 축소했지만 의료대란이 장기화되며 다들 간신히 버티고 있다"며 "상황이 너무 어렵다"고 강조했다.■ 개원가 단축 진료는 아직 "장기적으론 표준될 것"개원가의 경우 야간·주말 진료하는 의원을 중심으로 단축 진료가 이뤄질 것이라는 전망이 나온다. 일반적인 동네의원은 이미 주 40시간 이내로 진료하는 경우가 많기 때문이다.다만 아직까진 단축 진료에 돌입한 곳은 많지 않은 상황이다. 실제 한 365의원 원장에게 향후 단축 진료할 예정이 있는지 문의하자 "아직까진 없다"고 답했다.또 개원가 현장을 둘러본 결과, 단축 진료 관련 공지를 한 곳을 찾긴 어려웠다. 특히 오는 5월 개원 예정인 한 의원은 평일 야간, 일요일 진료를 한다는 광고를 진행 중이었다.또 개원가 현장을 둘러본 결과, 단축 진료 관련 공지를 한 곳을 찾긴 어려웠다. 특히 오는 5월 개원 예정인 한 의원은 평일 야간, 일요일 진료를 한다는 광고를 진행 중이었다.다만 대한의사협회 비상대책위원회 단축 진료 발표에 마음이 동하는 개원의도 나오고 있다. 이와 관련 다른 365의원 원장은 "갑자기 40시간을 이야기해서 약간 당황스럽긴 했다. 그래도 좀 쉬면서 일하고 싶어 이번 기회에 봉직의를 고용할까 하고 있다"고 전했다.대한개원의협의회는 개원의 단축 진료가 파업처럼 특정 시기에 일제히 이뤄지진 않을 것이라고 전망했다. 이미 예약한 환자들의 일정이나 직원들의 근무시간을 조율해야 하는 문제도 있고, 정부가 개원의 집단행동을 예의주시하고 있기 때문이다.앞서 보건복지부는 8일 지난달 개원의들이 속한 의사단체에 집단행동 및 집단행동 교사 금지명령 공문을 발송했다. 이 명령에 반해 불법적인 집단행동을 하거나 이를 교사·방조하는 경우 관련법에 의해 행정처분 및 처벌받을 수 있다는 경고다.또 정부는 이달부터 보건소를 통해 개원의 집단행동 여부를 실시간 파악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의원급 의료기관의 집단휴진 동향이 감지되면 관내 보건소가 실제 휴진 여부 등을 유선으로 파악하고, 휴진에 들어간 의료기관에 대해선 현장점검을 진행하는 식이다.이에 대개협은 당장 개원가에서 집단행동이 벌어지진 않을 것이라고 전망하면서도, 장기적으로 주 40시간만 진료하는 의원이 늘어날 수밖에 없다고 지적했다. 야간·주말 진료는 바쁜 현대인을 위한 서비스 개념이 컸는데, 이를 유지할 동기가 사라졌다는 이유에서다.이와 관련 대개협 김동석 회장은 "단축 진료 결정이 갑작스럽게 내려져 이제부터 준비해야 한다. 이미 예약한 환자를 못 오게 할 수는 없는 일"이라며 "다만 개원가 분위기가 서서히 주 40시간 진료로 바뀐다는 것은 확실하다. 야간·주말 진료는 직장인을 위해 퇴근 후나 쉬는 날 진료를 받을 수 있게 하겠다는 의미가 컸다"고 설명했다.이어 "그런데 대통령부터 의료 행위를 돈벌이 취급하니 자괴감이 크다. 돈 벌려고 야간·주말 진료한다고 여길 터이니 주 6일 진료를 고집할 필요가 없어졌다"며 "직원은 주 5일 근무하고 의사는 주 6일 근무하는 의원 많은데 차리라 5일 근무하는 게 더 이익이라는 생각이 들 수밖에 없다. 이렇게 점진적으로 인식이 변화해 우리나라 의료의 현실이 될 것"이라고 전망했다.
2024-04-02 05:30:00병·의원

의·당·정 대화 조짐에 젊은의사들 "누구 마음대로?" 발끈

메디칼타임즈=김승직 기자여당과 의과대학 교수들이 회동하고, 정부가 의료계와의 대화를 환영한다는 입장을 밝히면서 전공의와 의대생들 사이에서 반발이 나오고 있다.대전성모병원을 사직한 류옥하다 전공의(인턴)는 전날 국민의힘과 전국의대교수협의회의 회동을 두고 "황당하다"는 입장을 내놨다. 사직한 것은 전공의인데 의대 교수들이 대화에 나서는 것은 부적절하다는 지적이다.정부·정치권과 의료계와의 대화 조짐이 보이면서 전공의와 의대생들 사이에서 반발이 나오고 있다. 사진은 류옥하다 사직 전공의그는 전의교협은 전공의나 의료계를 대변하지 못한다고 꼬집었다. 의대 교수들은 이해 당사자로 수련 주 52시간제, 폭력과 폭언에 따른 수련병원 해제, 교육 중심 수련환경 구성 등에 대해 전공의와 각을 세우는 이들이라는 것.이는 마치 자동차 노동조합이 사직했는데, 사측 대표이사를 만난 것과 같다는 설명이다. 또 전공의들은 전의교협에 중재를 요청하거나, 권한을 위임한 바 없다고 강조했다.정부가 의료계와의 대화를 환영한다는 입장을 밝힌 것에 대해서도 국민에게 보여주기 위한 쇼에 불과하다고 비판했다.보건복지부는 이미 '전공의 처우개선 토론회'에 전공의는 부르지 않는 등 표리부동한 모습을 보였다는 것. 이는 마치 전공의를 노비 취급하며 대화를 거부하고 마름이나 지주와 머리를 맞대는 꼴이라는 지적이다.또 윤석열 대통령이 2000명 의과대학 정원 확대에 타협은 없다고 못 받은 것을 겨냥하며, 이에 대한 설명 없이 대화하자는 것을 믿을 순 없다고 반박했다.특히 복지부는 2017년 응급의학과 전공의 수련 보조금을 삭감하고, 의약분업 파업으로 인상했던 수가를 다시 삭감한 바 있다는 설명이다. 이를 고려하면 소아청소년과 전공의에 월 100만 원의 보조금을 지급하고 10조 원을 투입해 필수·지역의료에 투입하겠다는 정부 약속을 믿을 수 없다는 지적이다.정부가 전공의 면허 정지 처분을 유예하겠다고 밝힌 것과 관련해서도 이를 통해선 전공의도 설득하지 못한다고 맞섰다. 면허 정지 시 행정소송이나 위헌법률심판에서 높은 확률로 정부가 패소할 것이라는 게 법조계 주된 의견이라는 것.이는 헌법 15조의 '직업의 자유'의 본질을 침해하며, 37조에 따라 그러한 조치가 행해질 '필요한 상황'도 아니라는 이유에서다.이와 관련 류옥 전공의는 "정부는 신뢰할 수 있는 행동을 먼저 보여줘야 한다"며 "정부는 이미 의대 정원 통보 등 일방적 정책 추진을 강행하지 않는다는 9.4 의·정 합의를 일방적으로 파기했다"고 강조했다.이어 "전국에서 환자들이 불편을 겪고 있고 늘어난 당직과 근무시간에 교수들은 지쳤다. 사명감을 가진 전공의들은 병원과 필수의료를 영영 떠나겠다고 한다"며 "지금이라도 불통과 갑질을 멈추고 고통받는 을인 환자와 전공들의 마음을 헤아려 달라"고 촉구했다.의대생들도 정부와 대화 요청을 아랑곳하지 않는 상황이다. 대한의과대학·의학전문대학원학생협회는 이날부터 대학 측에 휴학계 수리를 요청하기로 결의했다고 밝혔다. 휴학계를 수리하지 않는 학교에 대해서는 행정소송을 불사하겠다는 방침이다.또 의대 증원 사태의 당사자로서 의대협을 의사결정 과정에 참여시켜야 한다고 요구했다. 의대 증원을 전면 백지화하고 의료 정책을 논의할 의·정 합의체를 꾸리라는 것.이와 함께 ▲국제 비교를 통한 합리적 수가 체계 및 최소 인상률을 위한 제도적 장치 마련 ▲의료전달체계 확립에 대한 구체적 대안 제시 ▲수련 환경 개선을 위한 제도적 장치를 재논의 ▲휴학에 대한 법적 근거 마련 등을 요구했다.이와 관련 의대협은 "과학적 연구에 기반하지 않고 정치적 이해타산만을 위해 추진한 필수의료 정책 패키지 및 의대 증원 정책을 전면 백지화하라"며 "중대한 의료 정책을 조속히 논하기 위한 의·정 동수의 의·정 합의체를 구성해 법제화된 보건의료 거버넌스를 구축하고, 현 의료의 문제에 대한 과학적인 원인 분석 및 해결을 위해 책임을 다하라"고 밝혔다.이어 "의료현장의 목소리를 줄곧 외면하다가 의료 정책을 졸속 추진해 발생한 현 사안의 책임을 시인하고 투명한 조사 후 국민에게 사과하라"며 "의료사고의 법적 다툼에서 선의에 의해서 행해진다는 의료행위의 특수성과 전문성을 인정하고, 환자의 특이적인 상태와 체계적인 안전 관리를 충분히 고려한 제도를 도입하라"고 강조했다.
2024-03-25 11:01:05병·의원

의대증원 반응 극과 극…의료계 '격분' vs 지자체·국회 '환영'

메디칼타임즈=김승직 기자정부의 의과대학 정원 확대가 확정되면서 희비가 엇갈리고 있다. 의대 교수들은 늘어난 의대생들을 수용할 교육 여건이 되지 않는다고 우려하는 반면, 지방자치단체·정치권은 이 같은 증원 배분안을 환영하며 추가적인 의대 신설을 요구하고 있다.20일 정부는 비수도권을 중심으로 정원을 대폭 확대하는 의대 증원 배정 결과를 발표했다. 비수도권에 1639명의 신규 정원으로 배정됐으며 경기·인천엔 361명이 추가된다. 서울 소재 의과대학은 신규 정원을 배정받지 못했다.정부가 비수도권을 중심으로 정원을 대폭 확대하는 의대 증원 배정 결과를 발표하면서 의료계가 반발하고 있다. 이에 의료계에선 정부에 대한 규탄 성명이 쏟아지고 있다. 먼저 나선 것은 의대 교수들이다. 연세의대, 세브란스병원, 강남세브란스병원, 용인세브란스병원 교수 일동은 의대증원 발표 이후, 즉각 공동으로 성명서를 내고 2000명 의대 증원배정안을 철회하라고 요구했다.이들은 의대 교육생의 67%를 1년 만에 증원하는 것은 세계적으로 유례없는 일이라고 비판했다. 의대 별 배분을 결정하는 거긴 역시 몇 주 정도로 짧은데, 이 같은 졸속 정책 대한민국 현대의학 기반을 송두리째 와해시킬 것이라는 우려다.현재 사직서나 휴학계를 제출한 전공의·의대생이 1만5000명에 달하는 상황도 조명했다. 이들을 포기하며 진행하는 의대 증원은 아무런 효과를 기대할 수 없을 것이라는 우려다. 특히 비수도권에 증원분의 82%를 몰아넣는 것은 교육 여건을 무시한 정치적 구호에 불과하다고 꼬집었다.이들 교수는 "의대 증원은 의사 교육을 후진국 수준으로 추락시켜 의학교육 흑역사의 서막을 열 것이다. 권역 중심 의료기능 강화를 위해서라는 주장은 허구"라며 "이후 의학교육 현장에서 발생할 참담한 혼란 상황과 이로 인한 국민건강위협을 초래하게 될 독선적 결정일 뿐"이라고 지적했다.정부가 20일 발표한 전국 의과대학별 정원 배정안 이어 "총선을 앞둔 시점에 폭발적인 의대생 증원을 제시하고 올해 9월 수시 전형부터 적용하겠다는 것은 교육 생태계를 교란하는 근시안적인 정치적 카드에 불과하다"며 "우리 연대 의대 교수들은 의대 증원배정안을 절대로 수용할 수 없음을 선언하며 올바른 의사 교육 여건을 조성하기 위해 혼신의 노력을 기울일 것"이라고 강조했다.대한의학회는 26개 전문과목학회와 함께 입장문을 내고 정부의 2000명 의대 증원은 정책적 근거가 없다고 비판했다. 정부가 근거로 삼은 연구의 연구자들 역시 부적절한 인용이었다고 지적했다는 설명이다. 정부 수요조사 역시 가장 큰 피해를 볼 현 의대생을 빼고 이뤄졌다는 것.이로 인한 의료계 반발에 정부가 과잉 대응하고 있다는 지적도 있었다. 의료계 대표들을 고발해 수일간 장시간의 조사하고, 집회 연설을 근거로 전공의들에게 집단행동 교사 명목으로 3개월 면허정지 처분을 내렸다는 설명이다.의학회는 이에 반발한 전공의 사직 여파로 대학병원에서 중환자·응급실을 제외한 대부분 진료가 최소화될 것이라고 우려했다. 또 의학교육과 전공의 수련체계가 마비돼 의대 임상 교육이 파탄나고, 제대로 훈련받지 못한 의사가 배출될 것이라고 전망했다.이는 결과적으로 필수·지역의료뿐만 아니라 공공의료까지 마비시킨다는 것. 이와 함께 상당수의 의대생이 사병으로 지원하면서 군의관·공중보건의사 지원율이 격감할 것이라고 내다봤다.이와 관련 의학회는 "정부는 그간의 거짓말에 대해 사죄하고 지금이라도 의료계와 합리적 대화를 시작해야 한다"며 "이는 우리나라 의료의 미래와 환자 진료에 심대한 타격을 가져올 것이며 앞으로 우리 사회가 겪을 고통의 책임은 대화를 거부하는 정부에 있다"고 강조했다.이어 "의료계의 정당한 주장이 받아들여질 때까지 그들과 함께하며 지원할 것을 선언한다. 대한의학회와 26개 전문과목학회는 의료계는 물론 사회 각계와 협력해 의료체계가 정상화될 때까지 모든 노력을 다할 것"이라며 "정부는 그간의 모든 조치를 철회하고 대화와 협상으로 국민의 불안을 해소하고 의료현장의 파탄을 막아달라"고 촉구했다.대한응급의학회는 별도로 성명서를 내고 많은 수의 응급의학과 전공의들이 수련 현장으로 돌아오지 않고 있어 응급의료 현장의 어려움이 수년간 지속될 것이라고 우려했다. 현재도 전공의 인력이 없거나 부족한 응급실이 많은데 이제 신규 응급의학과 전문의 배출 역시 격감할 것이라는 이유에서다.응급의학회는 "정부 정책으로 인한 응급의료의 어려움과 불편으로 인한 국민 애로와 불만을 충분히 공감하며, 깊은 유감을 표한다. 어떤 상황에서도 국가적인 응급의료체계는 필수적으로 유지돼야 한다"며 "향후에도 야간과 휴일 없이 중증 응급환자에 대한 진료 역량을 집중해 마지막까지 국민의 생명과 안전을 수호하기 위해 사명을 다할 것"이라고 밝혔다.이어 "다만 부족한 인력으로 버텨온 육체적·정신적 피로와 한계는 어쩔 수 없는 현실이다. 다시 한번 고개 숙여 국민 여러분께 양해를 구한다"며 "정부도 이를 충분히 인정하고 법적·제도적·재정적 지원을 반드시 해 주길 바란다. 지금 이 시간에도 응급의학과 전문의들은 어려움 속에서도 응급의료의 현장을 지키며 최선을 다하고 있다"고 강조했다.지자체·정치권에서 의대 증원 배분안에 대한 환영의 목소리가 나오고 있다. 사진은 부산광역시 박형준 시장(왼쪽), 국민의힘 강기윤 창원 성산구 후보반면 지자체·정치권에선 환영의 목소리가 나오는 한편, 아예 지역의대를 신설해달라는 요구까지 나오는 상황이다.이날 부산광역시 박형준 시장은 담화문을 발표하고 정부의 의대 증원을 환영한다고 밝혔다. 이는 지역에 양질의 의료서비스를 제공해 필수의료 분야 혁신의 마중물이 될 것이라는 기대다. 또 공공의료가 보강되면서 코로나19 등 국가적 재난 상황에 더 기민하게 대응할 수 있다고 강조했다.의학교육 질 저하 우려와 관련해선 이를 방지할 수 있도록 시 차원에서 의료계 의견을 적극 반영하겠다며 환자를 위해 의료현장으로 복귀해달라고 촉구했다.이와 관련 박형준 시장은 "우리나라는 인구 1000명 당 의사 수는 2.2명으로 OECD 국가 중 최저 수준이며 의료인력을 비롯해 의료 자원이 수도권에 집중돼 있어 지역민은 원정 치료에 나서야 하는 안타까운 상황에 놓여 있다"며 "부산은 초고령 사회로 진입하고 있는 만큼 만성질환 관리 등 지역 의사의 역할은 더 커질 것"이라고 말했다.이어 "의대 정원 확대를 계기로 필수 의료 공백을 막고 지역의료 체계를 더욱 강화하도록 하겠다"며 "부산시는 정부와 함께 지역의료 혁신에 나설 것이다. 시민 여러분의 지지와 지역 의료계의 협조를 바란다"고 당부했다.제22대 국회의원 선거에 출마한 강기윤 국민의힘 창원 성산구 국회의원 후보는 의대 정원 배정안에 환영의 목소리를 내면서도 이에 따른 창원의대 신설을 촉구했다.강기윤 후보는 "단순히 늘어난 인원만을 보면 충북대에 이어 경상국립대의 증원 인원이 두 번째로 많지만, 이는 경남 전체에 기 배정된 74명의 인원을 보강한 것에 불과하다. 지역완결형 의료체계 구축을 위해선 창원의대 신설이 반드시 필요하다"며 "만약 이번 총선에 당선된다면 확대된 정원이 창원의대 신설과 인원 배정으로 이어질 수 있도록 최선을 다하겠다"고 밝혔다.
2024-03-20 16:56:31병·의원

"전공의 공백에 간호사만 혹사"vs"흑색선전 불과"

메디칼타임즈=최선 기자전공의 사직 사태로 인한 여파가 간호사들의 업무 가중으로 이어지고 있다는 지적에 대해 의사들의 여론을 악화시키기 위한 흑색선전이 아니냐는 지적이 나오고 있다.전공의의 공백으로 인해 응급실 진료 환자가 감소했을 뿐 아니라 통상 한달 전에 근무표가 완성되기 때문에 실질적인 업무 가중은 없다는 것.반면 간호인력들은 극도의 피로감을 느낄 정도로 전공의의 빈자리를 채우기 위해 고군분투하고 있다는 반응이다.6일 윤석열 대통령이 의대증원에 반대하며 병원 복귀를 거부한 전공의들로 인해 필수의료공백이 발생하지 않도록 PA간호사를 적극 활용하겠다고 밝히면서 업무 가중을 둘러싸고 의료직군간 의견이 엇갈리고 있다.6일 의료계에 따르면 전공의 업무 공백에 대한 업무 가중 여파에 대해 의료직군간 이견이 나타나고 있는 것으로 확인됐다.대학병원들은 전공의의 빈 자리를 메꾸기 위해 수술실, 응급실에 PA(진료지원) 간호사의 적극 활용으로 대처하고 있다.실제로 이날 윤석렬 대통령은 전공의 집단 사직 사태와 관련 전문의 중심의 인력 구조로 바꿔나가는 한편 숙련된 PA 간호사를 보다 적극적으로 활용하겠다고 언급했다.전공의의 업무 공백을 당분간 PA 간호사로 메꾸겠다는 것. 이에 대해 간호사들은 의사들의 의대 정원 확대 반발로 인해 업무 가중이나 강제 연차 사용과 같은 실질적인 피해를 떠앉고 있다며 반발심을 드러내는 상황이다.반면 의료계는 의사들의 여론을 악화시키기 위한 여론전을 중단하라고 목소리를 높였다.A 대학병원 응급의학과 교수는 "수술실이나 응급실에서 일하는 간호사들은 전공의의 자리를 채우느라 극도의 피로감을 호소하고 입원실에서 일하는 간호사는 환자 수가 줄어 강제 연차 사용 강요를 받는다는 말이 나돈다"며 "실제 현장에서 근무하는 의료진의 입장에서 봤을 땐 이는 어불성설에 가깝다"고 지적했다.그는 "전공의가 없어서 수련병원에서는 수술이 크게 줄었는데 수술실 간호사들이 전공의 자리를 채우느라 극도의 피로감을 호소한다는 것 자체가 넌센스"라며 "수련병원의 경우에도 입원, 수술이 안 되고 응급의학과 전공의도 없어 진료 환자가 감소했다"고 밝혔다.그는 "환자가 줄었기 때문에 아무리 응급실 간호사들이라고 해도 전공의 자리를 채우느라 극도의 피로감을 호소할 상황 자체가 성립하지 않는다"며 "게다가 통상 한달 전에 근무표를 짜기 때문에 급작스런 업무 가중은 없다"고 설명했다.이어 "개인적인 생각으로는 이런 여론 선동은 현재의 어지러운 상황을 틈 타 직역의 권한을 늘리기 위한 포석으로 생각된다"며 "백번 양보해서 전공의 자리를 채우느라 응급실 간호사들이 극도의 피로감을 호소한다면 도대체 전공의도 없이 응급환자 진료하는 응급의학과 전문의들의 피로감은 어떻겠냐"고 목소리를 높였다.대학병원급이라고 해도 빅4 병원급이 아니라면 보통 응급의학과 교수(전문의) 1~2명이 12~24시간 진료하는 만큼 극도의 피로감을 호소하는 것은 오히려 현재 응급의학과 전문의들이라는 것.A 교수는 "정부는 말만으로 비상진료체계 유지된다고 하지만 실제 그 비상진료체계를 간신히 유지하고 있는 것은 응급의학과 전문의들"이라며 "실질적으로 비상진료체계를 감당하는 의료진들로부터 정부 정책 반대나 전공의 사직에 동참하는 것이 아니라 힘들어서 못하겠다는 소리가 터져 나오고 있다"고 분위기를 전했다.그는 "2주 넘게 비상진료체계 유지를 위해 응급의학과 전문의들이 애쓰고 있다"며 "여론 전환, 국면 전환을 위한 어이없는 내용의 흑색선전이나 마타도어를 중단해달라"고 촉구했다.
2024-03-07 05:30:00병·의원

중재나선 응급의학회 의정 강대강 우려 "대화 나서달라"

메디칼타임즈=최선 기자대한응급의학회가 전공의 파업에 따른 정부의 압수수색, 소환 조사가 이어지자 갈등 국면 전환을 촉구했다.의대 정원에 대한 이견이 결국 의료환경 개선과 발전적 미래 의료라는 아젠다에 달려있는 만큼 전공의 파업에 대한 행정 처분과 사법 처리 대신 '의사 정원'을 논제로 올려 대화로 풀어보자는 것이다.대한응급의학회는 4일 성명서를 통해 강 대 강 대치 국면의 전환을 촉구했다.학회는 "국민 여러분들이 응급의료 이용에 겪고 계신 불편함과 어려움에 대해 머리 숙여 사과드린다"며 "국민 여러분의 소중한 생명과 안전을 수호하기 위해 응급의학과 전문의들은 이 시간에도 응급의료 현장을 지키며 최선을 다하고 있다"고 강조했다.이어 "대규모 의과대학 정원 증원 등 정부의 의료 정책 추진으로 발생한 의료계 현안에 대한 의대생, 전공의, 전임의들의 의견을 존중한다"며 "의협 전현직 대표자들에 대한 압수 수색과 소환 조사 소식에 깊은 유감을 표하며, 응급의학과 전공의 선생님들에 대한 행정 처분과 사법 처리가 기계적으로 진행된다는 정부 발표에 깊은 우려를 표한다"고 지적했다.정부는 전공의 파업, 사직으로 복귀 기한을 넘긴 관련자에 대해 3개월 이상의 면허 정지와 형사 고발 절차를 예고한 바 있다.이어 의협 집행부에 대해서도 전공의 집단 사직 선동 혐의 등으로 전현직 간부에 대한 조사 방침을 밝힌 상황.응급의학회는 "이 사태의 조속한 해결을 위해 정부는 의료계와 모든 논제에 대해 대화와 협의에 적극 나서주길 촉구한다"며 "야간과 휴일 없이 밤샘 진료를 다하고 있는 응급의학과 전문의들은 중증응급환자에 대해 진료 역량을 집중함으로써 응급의료의 최일선에서 비상진료체계를 유지해 왔다"고 강조했다.학회는 "현재까지 운영된 비상진료체계는 실상 응급의학과 전문의를 포함한 일선의 모든 의사 선생님들의 고군분투로 간신히 버텨 왔다는 사실을 분명히 한다"며 "이제 그 노력도 거의 한계에 달했다는 점을 국민 여러분들께 말씀드리며 양해를 구한다"고 경고했다.학회는 "3400여명 응급의학과 의사들의 의학전문 학술단체인 대한응급의학회는 전공의 보호의 사명을 다하겠다"며 "다시 한번 더 정부는 의료계와 모든 논제에 대해 적극적인 대화와 협의를 통해 더 이상의 혼란을 끝내고 국민을 위한 올바른 의료개혁을 진행해 주실 것을 호소한다"고 덧붙였다.
2024-03-05 11:54:07학술

계속되는 사직 전공의 호소 "나는 산골로 돌아간다"

메디칼타임즈=김승직 기자의과대학 정원 확대와 필수의료 정책 패키지 강행을 멈춰달라는 전공의들의 호소가 계속되고 있다. 국민과 국가를 위해 의료계와 대화해달라는 요구다.23일 가톨릭중앙의료원 인턴 대표였던 류옥하다는 국회 소통관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강압적인 의대 증원, 필수의료 정책 패키지 추진을 멈춰 달라고 호소했다.가톨릭중앙의료원 인턴 대표였던 류옥하다는 국회 소통관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강압적인 의대 증원, 필수의료 정책 패키지 추진을 멈춰 달라고 호소했다.그는 호소문을 통해 자신을 산골 사람이라고 소개했다. 칡을 캐고 모내기 도우며 유년시절을 보냈다는 설명이다. 또 충청북도 읍내의 작은 고등학교를 거쳐 대전의 한 의과대학을 졸업하고, 대전 성모병원에서 인턴을 마쳐 오는 3월 응급의학과 전공의로 출근할 예정이었다고 전했다.그는 본인이 응급의학과를 선택했을 당시 주변에서 하나같이 말렸다고 회상했다. 하지만 필수·지역의료의 중요성을 알고 나라에서 필요한 것임을 알기에 기꺼이 선택했다고 강조했다.하지만 정부는 왜곡된 통계와 자의적 해성으로 근거 없는 의대 증원, 필수의료 정책 패키지를 내밀었다고 비판했다. 이에 더해 사직한 동료 인턴·전공의들의 집으로 경찰이 찾아오고 출금 금지 명령을 내려지고, 법정 최고형을 구형한다고 하는 압박 강도가 높아지고 있다는 것.그는 "총선을 위한 포퓰리즘이 아닌지 의심된다. 모멸감에 도저히 사명감만으로는 병원을 지킬 수 없다. 사직서를 내고 산골마을로 다시 돌아간다. 낮에는 밭을 매고 밤에는 글을 쓸 생각"이라며 "정부에 간곡히 호소한다. 지금이라도 당장 의대 증원과 필수의료 정책 패키지를 멈춰달라. 전공의들의 겁박을 멈춰 달라"고 말했다.이어 "동료들이 지역에서 필수의료에서 일할 수 있도록 해달라. 누구라도 우리 병원에서 죽지는 않을까 매일 뉴스를 확인한다"며 "치료받지 못하는 환자들과 곁에서 발 동동 구르는 보호자들을 위해, 사명감이 있는 전공의들을 위해 고압적인 군사독재를 멈춰 달라. 국민의 건강과 국가의 미래를 위해 진심 어린 대화를 시작해 주길 바란다"고 촉구했다.
2024-02-23 12:07:36병·의원

전공의 파업 강경책에 목소리 높이는 학회들 "책임 전가 말라"

메디칼타임즈=최선 기자의료계 학술단체들이 전공의 파업에 대한 정부의 강경책에 책임을 전가하는 행위라며 반발하고 나섰다.필수의료 인력이 현장을 떠나게 된 본질은 원가 이하로 책정된 의료수가 및 불가항력적인 의료사고에 대한 부실한 보호막에 있는데도 이에 대한 해결은 커녕 엉뚱한 의대 증원카드를 꺼내들었다는 것.의대 정원 확대로 묵묵히 의료현장을 지키는 전공의나 강의실에서 공부하던 학생들을 병원과 학교 밖으로 내몰고 있는데도 정부는 오히려 면허취소를 운운하며 본질을 호도하고 있다는 지적이다.19일 대한대장항문학회 대정부 성명서를 통해 "묵묵히 환자를 지키는 전공의를 병원 밖으로 내몰지 말라"며 "의대정원 논의를 다시 시작해야 한다"고 목소리를 높였다.학회는 "10만명이 넘는 대다수의 선량한 의사들을 갑자기 의대 증원을 방해하는 이기적인 집단으로 몰아 세우는 프레임은 무엇을 위한 것이냐"며 "필수의료 위기의 본질과 해결책이 무엇인지 논의를 시작해야 한다"고 주문했다.생명을 지키는 대장항문외과 간담췌외과 등의 외과, 신경외과, 심장외과 소아과 산부인과 등이 기피과가 된 것은, 1977년 건강보험 제도의 시작과 궤를 같이 한다는 것이 학회 측 판단.돈 없는 나라에서 건강보험을 도입하다 보니, 모든 병원을 건강보험 요양기관으로 강제 지정, 수가는 원가의 70% 이하로 정했으며, 병원은 CT, MRI 등의 검사와 비급여 진료를 통해서 보상케 한 것이 현재의 필수의료 위기를 만든 본질이라는 주장이다.학회는 "그동안 의료계 내부에서 비급여 진료 과목별 편차가 인기과와 기피과 차별을 낳는 원인이라 제기했다"며 "따라서 정부의 2000명 의대 증원은 필수의료 위기를 개선하기 보다는 인적자원의 쏠림을 가속화해 국가백년대계를 위태롭게 할 것이라는 데 깊은 우려를 표한다"고 지적했다.의대 증원의 논리적 근거가 빈약하다는 점도 도마에 올랐다.학회는 "정부는 OECD 국가가 인구 천명당 의사 숫자가 3.6명인데 비해, 우리나라는 2.6명으로 고령화 속도가 빨라 2035년에는 OECD국가 대비 1만5천명 정도 부족할 것이라는 근거를 내세웠다"며 "그러나 우리나라가 의사 숫자가 적음에도, 기대수명, 영아사망률 등 각종 지표가 세계 최고 수준이라는 점은 외면했다"고 비판했다.이어 "국민의 89%가 의대 증원에 찬성한다는 여론도 비전문가의 의견을 바탕으로 한다"며 "의대 증원 2000명 확대가 의대 열풍의 해결책이 될 수 없고 의대 증원으로 의사의 인기가 떨어지면, 의대 열풍도 해결될 것이라 판단하는 것은 위험한 생각"이라고 꼬집었다.대한응급의학회도 이 사태의 조속한 해결을 위해 정부가 의료계 의견에 귀 기울여 달라고 촉구했다.응급의학회는 입장문을 통해 "학회는 국민에게 최상의 응급의료서비스를, 그리고 회원에게는 긍지와 보람을 제공하는 것을 미션(mission)으로 삼고 있다"며 "항상 국민의 생명과 안전을 최우선의 가치로 두고 있으며, 이에 현재 상황에 대하여 깊은 우려를 표한다"고 밝혔다.학회는 "대규모 의과대학 정원 증원 등 정부의 의료 정책 추진으로 발생한 의료계 현안으로 인해 응급의료 이용의 불편과 애로가 발생할 것으로 예상된다"며 "응급의료인력 부족은 있을 수 있으나, 응급의학과 전문의들은 지금 이 시각에도 각 응급의료기관에서 응급 진료에 매진하고 있다"고 말했다.이어 "정부는 이 사태의 조속한 해결을 위해 의료계 의견에 귀 기울여 주시고, 적극적으로 소통해 주시기 바란다"며 "대한응급의학회는 응급의학과 전공의 보호에도 적극적으로 임할 것을 말씀드린다"고 덧붙였다.
2024-02-19 12:10:06정책

"응급의학과 미달은 예견된 일…보호는 커녕 처벌만"

메디칼타임즈=최선 기자"응급센터에서 근무하는 전공의가 두려움을 호소한다."올해 응급의학과 전공의 지원율이 80% 밑으로 주저 앉으면서 응급의학회가 정부의 대책 마련을 촉구했다.학회는 지원율 하락 및 소극 진료의 주범을 의료 분쟁과 관련한 과도한 법적 책임으로 지목하고, 응급 현장 일선에서 최선의 진료를 할 수 있는 법적 보호 장치 마련에 목소리를 높였다.8일 대한응급의학회는 의사협회 회관에서 기자간담회를 개최하고 전공의 지원율 하락에 따른 대책을 촉구했다.2024년도 상반기 레지던트 1년차 전기모집 지원 결과에 따르면 응급의학과 전공의 지원율은 79.6%를 기록, 전년 85.2% 대비 5.6%포인트 감소했다.김인병 대한응급의학회 이사장(명지병원 응급의학과)은 응급 상황에서의 특수성을 감안, 응급의학과 의료진들이 최선의 진료를 펼칠 수 있는 법적 테두리 마련을 촉구했다.문제는 응급실 진료 현장에서의 의료 분쟁에서 의료진에 불리한 판결이 잇따르면서 전공의 지원율 하락이 회복은 커녕 더 악화될 소지가 있다는 것.김인병 대한응급의학회 이사장(명지병원 응급의학과)은 "35년 전에는 응급의학이라는 것이 생소했지만 이제는 2600명의 전문의의 600명의 전공의가 응급의료가 필요한 최일선에서 활동하고 있다"며 "국가적 대응 재난 상황을 통해 응급의학에 대한 중요성이 부각되는 것과 별개로 최선의 진료를 하기는 더욱 어려운 상황이 펼쳐지고 있다"고 우려했다.그는 "올해 전공의 지원율이 79% 대로 떨어지며 지속적인 하락 곡선을 그리고 있다"며 "학회에서 판단하기로는 아무래도 10년 전 대동맥 박리 오진 사건에 대한 사법부 판단이 기폭제가 되지 않았나 한다"고 말했다.2014년 사법부는 가슴 통증을 호소하며 응급실을 찾은 60대 여성 환자의 '대동맥박리'를 잡아내지 못했다는 사유로 응급의학과 전공의 1년 차에 대해 법원이 징역형을 결정한 바 있다. 이외에도 이대목동 신생아 집단 사망사고에서의 의료진 구속 수사, 대구파티마병원 응급의학과 전공의의 환자 수용 거부에 따른 경찰 조사 등이 발생했다.김수진 수련이사(고대안암병원 응급의학과)는 "의료진에 과도한 법적 책임을 지우는 사회적인 분위기 속에서 필수진료과에 업무가 가중되고 있어 지원율 하락은 충분히 예견된 일이었다"며 "의료진의 책임을 명시한 판례가 지속되면서 응급센터에서 일하는 전공의가 환자 진료에 불안감과 두려움을 호소할 정도"라고 지적했다.그는 "응급환자에 적절히 대처할 수 없다는 부분에서의 두려움이 아니라 응급의료라는 특수성과 전문성을 인정받지 못한 채 결과를 책임져야 하는 상황 때문에 두려움이 생기는 것"이라며 "전공의 충원율 하락은 특정 지역에 국한된 문제가 아니라 수도권의 응급의학과 이탈 현상으로도 파급 효과를 미치고 있다"고 대책을 촉구했다.특히 이대목동 신생아 집단 사망사고에서 의료진 7명 전원이 무죄 판결을 받았지만 당시 의료진을 구속하는 등의 무리한 수사 행태로 인해 의료진의 소극적 진료, 방어적 진료 및 필수진료과에 대한 기피 등을 촉발시켰다는 게 그의 판단.김 이사는 "의료진이 범죄자가 아닌데도 보호를 받지 못하고 있다"며 "정부가 안전한 진료 환경을 제공해주고 지역에 필요한 인력을 배출할 인프라를 구축해야 학회가 응급의학과 전문의들을 양성할 수 있다"고 강조했다.김인병 이사장은 "실제로 일련의 판결로 응급 현장의 의사들은 방어진료를 취할 수밖에 없다"며 "대동맥박리 판결 이후 의료진은 복통 환자라고 하면 위험 요소가 크든 작든 복부 CT 촬영을 의무적으로 하고 있어 이는 건강보험 재정 부담으로 작용할 것으로 보인다"고 우려했다.그는 "물론 사법부의 판단을 존중하지만 그런 판결이 의료 현장에서 어떤 결과를 가져올지 고민이 필요하다"며 "확실한 위법행위가 나타나지 않는 상황에서도 민사상 배상 책임에 형사적 책임까지 지우는 것은 과도하다"고 말했다.이경원 공보이사(연대 용인세브란스병원 응급의학과)는 "1, 2등급의 고위험 심정지 임박 환자를 안 받는 병원은 없는데 파티마 사건을 기소 의견으로 한다면 미래에 응급의학과를 전공할 사람이 없다"며 "해당 사건의 전공의가 1년째 속앓이를 하고 있기 때문에 시간을 끌지 말고 조속히 결론을 내려달라"고 촉구했다.그는 "학회가 당부하는 건 의료진이 법 밖에 위치한다거나 특권 계층이 되겠다는 것이 아니라 마음 놓고 진료할 수 있는 환경을 마련해야 환자들에게 도움이 된다는 것"이라며 "보호는 커녕 과도하게 처벌하고 민사상 손해배상을 다 하고도 형사로 또 걸어서 배상을 요구하면 누가 응급의학을 하려고 하겠냐"고 환경 개선을 촉구했다.
2024-01-08 13:15:19학술

기피거부 응급의료법 개정안 전공의 지원율에 그대로 투영

메디칼타임즈=김승직 기자2024년도 전공의 모집에서 응급의학과 지원율이 80% 아래로 떨어지면서 하락 조짐을 보이고 있다. 이에 응급실 현장에선 전공의 유입을 위한 전문의 확보 대책을 촉구하는 상황이다.8일 보건복지부가 발표한 '2024년도 상반기 레지던트 1년차 전기모집 지원 결과'에 따르면 이번 응급의학과 전공의 지원율이 79.6%를 기록했다. 이는 전년 지원율인 85.2% 대비 5.6%포인트 감소한 숫자다.2024년도 전공의 모집에서 응급의학과 지원율이 80% 아래로 떨어지는 등 하락 조짐을 보이고 있다.올해 응급의학과 정원은 전년 183명에서 191명으로 8명 늘었지만, 지원자는 전년 156명에서 올해 152명으로 4명 줄었다. 응급의학과 정원은 164명으로 고정돼 있지만 탄력 정원으로 그 수가 늘어난 상황이다.응급의학과 의사들은 정부가 올해 초부터 '응급의료법 시행규칙 개정안'을 추진하면서 전공의 지원율 하락세를 예견해 왔다. 이 개정안은 응급의료기관이 정당한 사유 없이 환자 수용요청을 거부 또는 기피할 수 없도록 하는 것이 골자다.하지만 배후 진료나 최종 치료 여건이 안 되는 상황에서 무리하게 환자를 받았다간 의료사고로 번질 수 있다는 게 현장 우려다. 여기에 지난달부터 시행된 면허취소법이 더해지면서 자칫하다간 의사면허 자체를 박탈당할 위기에 놓인다는 것.다만 아직까진 그 하락세가 심각하진 않은데, 소아청소년과·산부인과 등 다른 필수의료 분야의 위기가 더 심각해 응급의학과가 반사이익을 봤다는 게 의료계 중론이다.필수의료에 임하려는 의지가 있는 전공의들이 그나마 여건이 나은 응급의학과에 지원하고 있다는 설명이다. 또 올해 모집에서 전공의를 응급실 당직 근무에서 제외하는 등 파격 조건을 제시한 병원이 늘어나 선방이 가능했다는 평가다.이와 관련 한 응급의학과 전문의는 "올해는 나름 선방했다고 본다. 이 정도의 지원율이 유지되는 건 다른 필수의료 과가 쓰러져서 생긴 반사이익"이라며 "산부인과나 소청과 같은 메이저 과들의 지원율이 낮으니 다른 필수의료 분야 하락세가 상대적으로 덜한 것"이라고 설명했다.하지만 병원 측의 전향적인 우대 조건에도 지원율이 하락세를 보이는 것은 심각한 사안이라는 우려도 나온다. 전공의들이 전공과목 선택 기준이 업무강도가 된 상황이어서 태생적으로 업무가 과중한 응급실은 결국 기피 대상이 될 수밖에 없다는 우려다.이와 관련 한 대학병원 응급실 교수는 "올해 전공의들의 지원 동향을 살펴보면 무조건 로딩이 적은 곳이다. 빅5병원 같은 이름값은 필요 없다"며 "환자가 적거나 응급실이 있어도 운영을 축소한 곳이 선택받는데, 병원도 간호중재분류를 빼주는 등 최대한 로딩을 줄여주는 조건을 걸고 있다. 이렇게라도 하지 않으면 전공의를 뽑을 수 없는 상황인 것"이라고 설명했다.대한응급의학의사회 역시 내부적으로 최선을 다했음에도 지원율이 떨어지는 것은 외부적인 여건이 매우 악화하는 것이라고 해석했다. 또 이 같은 상황을 반전하려면 응급의학과 전공의들이 응급실 인력이라는 생각부터 바꿔야 한다고 강조했다.전공의로는 지역 응급의료 인프라를 채울 수 없음을 인정하고 그 대신 수련병원 전문의 채용을 늘려야 한다는 설명이다.이와 관련 응급의학의사회 이형민 회장은 "전공의 정원은 인턴보다 훨씬 적다. 이는 정원을 100% 채우는 것이 정상이라는 의미다. 하지만 정부는 미달 자체가 문제라는 사실을 인식하지 못하는 것 같다"며 "내부적으로 전공의들의 근무 조건이나 근무 방식을 바꾸려는 노력을 지속하고 있는데도 앞으로 나아질 것이라는 반등 조짐이 보이지 않아 안타깝다"고 전했다.이어 "전공의 진료는 교육에서 추가되는 부분이고 교육부터 받는 게 우선이다. 그러려면 수련병원 전문의 수를 훨씬 늘리고 이들이 더 많은 일을 할 환경을 마련해야 한다"며 "그래야 전공의들의 진료 부담과 법적인 사고 위험이 줄어든다. 그래야 교육 여건이 나아지면서 지원율도 올라가지만, 현재는 지원율이 낮고 전공의가 적어 사고가 나는 악순환"이라고 우려했다.
2023-12-09 05:30:00병·의원

평택시의사회·국힘 필수·응급·1차 의료 정상화 맞손

메디칼타임즈=김승직 기자평택시의사회 변성윤 회장이 지난 24일 국민의힘 지역필수의료혁신TF 유의동 위원장을 만나 주요 의료현안에 대한 현장 의견을 전달했다고 25일 밝혔다. 이날 면담엔 천안순천향대병원 소아응급의학과 이현정 교수와 미래를생각하는의사모임 임현택 대표가 동행했다.이들은 최근 논란이 된 의대정원 증원에 대한 의료계의 우려, 의사면허 취소법의 문제점, 필수의료 및 응급의료, 1차 의료 위기에 대한 현장의 의견을 전달했다. 이에 유 의장은 현장의 우려와 의견이 구체적으로 정책에 반영될 수 있도록 적극적으로 검토하겠다고 답했다.평택시의사회가 국민의힘 지역필수의료혁신TF 유의동 위원장(가운데)을 만나 주요 의료현안에 대한 현장 의견을 전달했다고 25일 밝혔다. 구체적으로 변성윤 회장은 필수의료 붕괴 원인과 의료현장에서 의료진들이 가장 힘들어하는 부분이 무엇인지 알고 관련 문제를 해결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관련 대책으로 의과대학 정원 환대를 추진하는 것은 부적절하다는 지적이다. 또 본격적인 시행에 들어간 면허취소법은 과도한 처벌로 문제가 있다고 짚었다.또 그는 1차 의료 문제 해결에 대한 대책으로 세제혜택 대상을 꼽았다. 원래 1차 의료기관은 중소기업에 포함돼 조세특례제한법상 세제혜택 대상이었으나 합당한 이유 없이 제외됐다가 복귀되면서 제한 조건이 붙었다는 것.이와 관련 변 회장은 "이 조건은 혜택을 받을 수 있는 1차 의료기관이 5%도 안 될 정도로 현실에 맞지 않는다"라며 "가장 먼저 환자를 접하는 1차 필수의료기관들이 경영상으로 매우 힘들어져 의료 인프라가 무너진 문제가 있어 법 개정을 통해 해결책을 마련해달라"고 말했다.이어 "의사면허취소법이 필수의료 문제와도 밀접하게 연관 있어 개선책으로 중대범죄로 한정되는 의료법 개정안이 반드시 입법돼야 한다"며 "필수의료 해결책으로 의대 증원을 얘기하는 것은 합당하지 않다"고 전했다.이현정 교수는 응급실 뺑뺑이 대책으로 환자 이송 거부를 금지하는 고시가 추진되면서 응급의학과 의료진이 대거 사직하는 상황을 지적했다. 내년 응급의학과 전공의 지원자 역시 급감할 것이라는 우려다.이 교수는 "충청도 전역과 대전·세종, 경기 남부까지 몰리던 응급의료 수요를 담당하던 우리 병원도 결국 이번에 사직 인원이 3명에 달해 응급실 단축 진료가 불가피해졌다"며 "환자들을 살리기 위해 부당한 현장 의료진 의견이 충분히 반영되는 합리적인 환자 전달 체계가 필요하다. 의료 인프라를 유지하기 위한 정부·지자체와 정치권의 도움이 절실하다"고 피력했다.임현택 대표는 무너진 1차 의료를 살리기 위해 지역의료 수가 신설이 필요하며, 소아청소년과에만 집중된 대책은 오히려 다른 필수의료과들의 수가를 깎을 수 있다고 우려했다. 순수 재정투입 없이 돌려막기식으로 추진되는 보건복지부 정책을 반대한다는 설명이다.임 대표는 "1차 의료기관에 꼭 필요한 간호사, 간호조무사들의 고용을 정부가 적극 도와줬으면 한다"며 "북유럽처럼 낮엔 부모들이 아이를 가장 잘 아는 단골 1차 의료기관에 데리고 가서 치료 효과를 높여야 한다. 밤엔 응급실로 몰리는 문제를 해결해 줬으면 한다"고 건의했다.이에 유의동 의장은 "대화를 통해 여러 문제점을 잘 알게 됐고 TF에서도 이를 적극적으로 논의해 향후 당의 정책에 최대한 반영될 수 있도록 노력하겠다"며 "이번 만남을 계기로 국민이 힘들어하는 의료현장의 실질적인 문제 해결을 위해 의견을 교환하자"라고 답했다. 
2023-11-25 16:43:38병·의원
초점

효과 없다던 '수련보조수당' 부활…소청과는 다를까

메디칼타임즈=박양명 기자'물음표'. 내년부터 '소아청소년과' 한정으로 다시 부활 예정인 전공의 수련보조수당을 바라보는 시선이다.보건복지부는 필수의료 인력 양성, 소아청소년과 전공의 지원율 급감 타개라는 명목으로 내년부터 소아청소년과 수련보조수당 지원 사업을 추진한다. 예산도 43억7000만원을 신규 편성했는데 일단은 한시적이다.2027년까지 소청과 전공의와 전임의 360명에게 인당 월 100만원씩 지급한다는 내용이다. 360명이라는 숫자는 올해 기준 소청과 전공의 220명이 소아 8개 분과와 소아심장 등 전임의 140명을 더한 값이다. 전공의 근무 시간을 주 80시간을 제한하는 내용 등이 담긴 일명 전공의법 제정 이후 사라졌던 수련보조수당이 소청과 살리기 일환으로 재등장한 셈이다.사실 기피 진료과 전공의에게 수련보조 수당을 지급하는 정책이 처음은 아니다. 생각보다 역사가 오래됐다. 2002년 2월에도 흉부외과 등 상대적으로 개원이 어렵고 수련이 힘든 전문과목에 전공의 지원 기피 현상이 심하고 이는 전문의 부재로 이어질 것이라는 추측이 나왔다. 이후 5~6월 실태조사 및 대한의학회 등 건의안을 수렴해 7월부터 전문의 균형수급 대책을 만들었다.전공의 수련보조수당의 역사전공의 수련보조수당 지급은 흉부외과 등 10개 과목에 대해 월 40만원씩 지원하는 식으로 2003년 3월부터 시작했다. 이후 확보율이 개선된 영상의학과, 산업의학과, 핵의학과는 빠지고 전공의가 지원하지 않는 외과와 산부인과가 추가되는 등의 과정을 겪었다. 응급의학과는 응급의료기금에서 수련보조수당을 40만~50만원씩 지급해왔다.2011년 3월부터 전공의 확보율이 눈에 띄게 줄어든 외과와 흉부외과에 대해서는 별도 지원책이 만들어지면서 수련보조수당 지급 대상에서 빠졌다. 외과와 흉부외과 지원기준에 따라 전공의 수련보조수당으로 외과는 월 100만원, 흉부외과는 월 150만원을 지급하고 있다.정부 차원에서 지급하는 수련보조수당은 전공의법 제정 이후 없어졌다. 가장 늦게까지 지급된 응급의학과 전공의 수련보조수당도 2021년 2월을 마지막으로 끝났다. 인건비 지급 형태로 비용을 투자했지만 전공의 확보 개선 효과가 전혀 없다는 이유에서였다.정부 차원의 정책은 사라졌지만 의료기관, 지자체 차원에서 기피 진료과 전공의에게 추가 수당을 여전히 지급하고 있다. 전라북도는 지난해 말부터 소청과·흉부외과 등 12개 진료과 전공의에게 1인당 월 100만원의 수당을 지급하고 있다. 강원도 역시 올해 5월부터 지역 수련병원 대상 10개 과 전공의에게 월 100만원씩 지원하고 있다.소청과 지원율 급감이 사회적으로 화두에 오르며 분위기는 반전됐다. 국회까지 나서서 수련보조수당을 지급하라고 목소리를 내고 있는 것. 사실 정부가 수련보조수당 사업 성과가 낮다는 이유로 폐지를 추진했을 때도 국회는 국가적 손해를 야기할 것이라며 우려의 목소리를 내기도 했다. 국민의힘 이종성 의원은 전공의 수련보조수당 재도입을 요구하기도 했다.정부도 소청과에 한 해 수련보조수당을 다시 지급하기로 결정했다. 사업 효과가 없다는 결정을 뒤집은 셈이다.복지부가 전공의 수련보조수당 지원을 소청과에 한해 부활시켰다.찬반 엇갈리는 시선에도 "확보율에 영향 없을 것" 공통 입장정부의 새로운 지원책을 바라보는 시각차는 확연히 갈리고 있다. 단돈 100만원이라도 없는 것보다 낫다며 학계와 병원계는 환영의 뜻을 표시했다. 반면, 봉직의, 개원의 나아가 젊은의사는 근본적 대책이 아니라며 비관론을 내놓고 있다.대한소아청소년과학회는 전공의 임금 지원이 필요하다고 먼저 주장하기도 했다. 흉부외과와 외과에서 시행하는 기피 소멸 진료가 전공의 수련지원금 지원 사업이 소아청소년과에도 꼭 적용될 수 있기를 건의했다.지방 한 대학병원 응급의학과 교수는 "수련병원들은 자체 비용으로 기피과 전공의들을 지원해왔는데 정부에서 지원금을 지급한다는 것은 비용 부담을 덜 수 있는 기회"라고 분석했다.반면, 젊은의사, 봉직의 등 대형병원이 아닌 곳에서 근무를 하고 있는 의료진은 수련보조수당 정책에 대해서는 비판했다.여한솔 전 대한전공의협의회장은 "한 달에 100만원이라고 해도 수련기간 3년을 더하면 3600만원"이라며 "마침 필수의료과를 전공하고 싶었는데 지원금을 준다면 반가운 소식이지만 100만원 추가 금액만 보고 선택으로 이어지지는 않을 것"이라고 전망했다.이어 "전공을 선택한다는 것은 평생을 정하는 것이기 때문에 단순히 지원금만으로는 유인책이 될 수 없다"라며 "오히려 의료계에 득이 되지 않는 미봉책"이라고 강도 높게 비판했다.이처럼 제도에 대한 시선이 엇갈리고 있지만 모두가 공감하는 부분은 돈을 더 지급한다고 해서 전공의 '지원율'에는 별 영향이 없을 것이라는 점이다.지방 한 대학병원 교육수련부장은 "단순히 수련보조 수당을 100만원 더 지급한다고 해서 기피과 전공의를 유인하는 효과는 전혀 없을 것"이라고 잘라 말하며 "이미 전공의 월급이 400만원에 육박하고 있는 상황에서 100만원을 더 준다고 해서 유인책이 되지 않는다"고 털어놨다.실제 대한전공의협의회가 해마다 전국 전공의를 대상으로 실시하는 조사에 따르면 지난해 전공의 월평균 급여는 397만9000원(세후)였다. 2020년 370만원 초반대와 비교했을 때 2년 사이 약 7% 올랐다.지방 한 종합병원 소청과 의사도 "100만원 더 받겠다고 필수의료과에 학생들이 지원을 한다고 생각한다면 오산"이라며 "힘들고, 위험하고, 결과까지 좋지 않으면 법적 책임을 지고, 배상을 해야 하는 상황에서 누가 위험한 짓을 하겠나. 젊은의사는 그렇다 치고 어떤 부모가 찬성을 하겠나"고 지적했다.여 회장은 "기피 진료과를 선택하지 않는 가장 큰 이유는 환자 및 보호자 민원과 예기치 못한 의료사고에 대한 법적 책임에 대한 문제"라며 "이 부분의 해결 없이 단순히 돈만 찔끔 더 준다고 해서 필수의료 기피 문제는 해결되지 않을 것"이라며 정부의 중장기적인 청사진이 필요하다고 주장했다.
2023-10-05 05:30:00정책

두 달 만에 마주한 의·정…복지부, 의대정원 논의 투트랙

메디칼타임즈=박양명 기자정부와 의료계의 대화가 약 두 달 만에 재개됐다. 탄핵 위기까지 몰렸던 대한의사협회 집행부는 협의체 참여 위원을 대폭 교체하는 대신 대의원회가 추천하는 위원을 한 명 더 추가했다.보건복지부는 불과 일주일 전 다양한 이해관계자가 참여하는 보건의료정책심의위원회를 연 데 이어 대한의사협회와의 대화 창구인 의료현안협의체 재가동하면서 의사인력 확대에 박차를 가하는 모습이다.복지부와 의협은 23일 오후 제13차 의료현안협의체를 열고 의사인력 확대를 위한 또다른 논의체인 보건의료정책심의위원회와의 연계 방안 등에 대해 논의했다.복지부와 의협은 23일 오후 제13차 의료현안협의체를 열었다. 협의체는 지난 6월 29일 열두 번째 회의 후 약 두 달 만에 다시 열렸는데, 그 사이 탄핵 위기까지 몰렸던 의협 집행부는 협의체 참여 위원 쇄신 대신 새로운 인물 추가를 선택했다. 의료계 뜻을 보다 적극적으로 반영하겠다는 의미를 담아 대의원회 추천 인사를 추가한 것. 새로운 얼굴을 투입해 협의체 분위기를 쇄신하는 대신 정부와 반년 넘도록 이어온 스킨십을 유지하는 쪽으로 방향을 잡은 것으로 풀이된다.의협 대의원회 운영위원회는 지난 19일 주신구 대한병원의사협의회장을 추천했다. 이에 따라 협의체에 참여하는 의협 대표선수는 기존에 참여해오던 이광래 인천광역시의사회장, 이정근 상근부회장, 서정성 총무이사, 강민구 대한전공의협의회장에 주 회장이 함께한다. 주 회장은 대의원회와 집행부 사이에서 가교 역할도 할 예정이다.서정성 총무이사는 "사람보다는 협의체에서 논의하는 내용이 더 중요하다"라며 "대의원회 운영위에서도 의대정원 확대 논의 가능성을 열어준 만큼 과학적 근거에 기반한 논의를 이어갈 것"이라고 말했다.이광래 회장은 모두 발언을 통해 "필수·응급의료 문제 해결을 위한 선결 조건으로 의사의 수보다 분배가 문제되고 있고 해결을 위해서는 현행 건강보험 재원 범위를 벗어나 국가의 자금, 지자체의 관심과 재원 투자가 필수"라며 그동안 의료계 주장을 재확인했다.이어 "설사 의대 정원이 확대되더라도 13년 뒤의 일이기 때문에 그 사이 의사들이 필수의료에 지원할 수 있는 토양을 만들고 현재 문제가 되고 있는 필수의료에 관한 시스템 개선이 필수"라며 "오직 과학적 기반에 의한 국민 건강을 최우선으로 하는 결론을 향한 논의를 시작해야 한다"고 덧붙였다.복지부는 의대정원 확대 논의를 보정심과 의료현안협의체 투 트랙으로 가동할 예정이다.복지부도 의대정원 확대를 바라보는 의협의 긍정적 기류를 감지하고 의대정원 확대 논의를 보정심과 의료현안협의체 투 트랙으로 가동한다는 방침이다.복지부는 지난 16일 1차 보건의료정책심의위원회를 열었다. 공급자, 수요자, 전문가 그리고 관계 부처가 모두 모이는 논의체로 필수 지역의료 강화를 위한 의사인력 확충 방안을 논의했다. 보정심 산하에 꾸려질 의사인력 전문위원회는 전문가로만 꾸려 의사인력 확충을 위한 과학적 근거 마련에 집중할 예정이다. 동시에 의협과 대화 창구에서는 보정심 논의 내용을 공유하며 공감대를 형성해 나간다는 방침이다.이형훈 보건의료정책관은 "의사인력 확충을 포함한 필수·지역의료 강화 어젠다는 교육, 국토 균형 발전, 미래산업 육성 등이 연계되는 만큼 보정심과 산하 전문위원회에서 사회적 논의가 이뤄질 필요가 있다는 요청이 많았다"라며 "각계각층 의견을 폭넓게 수렴해 적정 의사 규모와 배분 방식을 과학적 근거에 기반해 결정하고 교육 수련 환경 개선 방안을 포함하는 장단기 필수의료 정책 패키지를 마련할 것"이라고 말했다.복지부에 따르면 의협은 필수·지역의료를 살리기 위해 열린 자세로 논의할 준비가 돼 있는 상황. 보정심에서도 지역 인재 전형 확대, 필수의료 수가 개선, 시니어 의사 매칭, 필수의료 법적부담 완화를 제안한 것으로 알려졌다.이 정책관은 "모두가 벽을 허물고 의견을 나누며 정책 방향을 모색할 마지막 골든타임이 왔다"라며 "보건의료 정책은 수요자와 공급자, 전문가의 지혜를 모아 사회적 논의의 장을 통해 국민의 건강한 미래 보건의료 혁신 방안을 마련해 나가겠다"고 말했다.차전경 보건의료정책과장도 "의료현안협의체에서는 보정심 보다 전문적이고 현장 중심적인 안건이 많이 나올 것"이라며 "양쪽에서 논의한 내용을 서로 공유해 선순환을 이끌어 내겠다"고 말했다.의-정, 필수의료 법적 책임  위기 내몰리는 현실 타개책도  함께 찾는다더불어 복지부와 의협은 필수의료 영역에서 연일 발생하는 불가항력적 의료사고에 대한 법적 책임 위기에 몰리고 있는 현실 타개책이 필요하다는 데 공감하고 머리를 맞대기로 했다.의료사고 후 의사가 징역형 등 형사적 책임을 져야 하는 법원 판단이 잇따라 나오면서 의료계는 의료사고특례법 제정 등을 주장하고 있는 상황.이 회장도 "필수·응급의료 진료 과정에서 의료사고가 생겼을 때 일어나는 형사 소송에 대한 우려를 의료계는 여러 차례 표현해 왔다"라며 "단순히 회원 보호를 위한 주장이 아니라 많은 젊은 의사가 필수 의료를 선택하게 하는 가장 중요하고 기본적인 요구다. 대구 한 종합병원 응급의학과 전공의 경찰 수사 이후 응급의학과에 대한 인턴 시선이 싸늘해지고 있는 현실을 (정부는) 직시해야 한다"고 지적했다.이 같은 주장에 복지부도 화답했다. 차 과장은 "보정심 산하에 필수의료확충전문위원회도 설치했는데 여기에서 필수의료의 법적 부담 완화에 대해 구체적인 논의를 할 것"이라고 말했다.
2023-08-24 05:30:00정책
분석

대동맥박리 놓친 전공의, 의료법위반 징역형 판결 전말은

메디칼타임즈=박양명 기자가슴 통증을 호소하며 응급실을 찾은 60대 여성 환자 진료 과정에서 '대동맥박리'를 잡아내지 못한 응급의학과 전공의 1년 차에 대해 법원이 징역형(징역 6개월, 집행유예 2년)을 선고했다. 업무상 주의 의무를 다하지 않았고(업무상과실치상), 진료 기록을 조작했다(의료법 위반)는 혐의를 인정한 것.의사 입장에서 청천벽력 같은 판단은 현재로부터 약 10년 전인 2014년에 벌어진 일이다. 당시 1년 차였던 응급의학과 전공의는 현재 전문의 자격을 따고 수도권의 한 중소병원에서 응급의학과 의사로서 일하고 있었지만 수 년째 이어지고 있는 법적 분쟁의 부담으로 사직서를 제출한 상태다.대동맥박리 진단이 늦어서 식물인간 상태에 놓여 있는 환자 측은 의료사고 이후 A대학병원을 상대로 손해배상 소송을 먼저 제기했다. 민사 법원도 의료진의 과실을 인정, 병원 측에 손해배상 책임이 있다고 봤다. 여기에 힘을 얻은 환자 측은 이후 당시 전공의 1년 차였던 의사 K씨를 특정해 형사 소송까지 제기했다.의료 사고의 시작, 대학병원 응급실에서 무슨 일이?10년 전인 2014년 9월 10일, 서울 A대학병원 응급실에서는 무슨 일이 있었던 걸까. 의사가 어떤 처치를 하고, 어떻게 대응했길래 과실이 인정된 것일까. 메디칼타임즈는 민사 및 형사 소송 판결문을 입수해 환자의 증상, 의사 K 전공의의 처치를 확인해 봤다.2014년 9월 10일 밤 11시 30분. 60대 여성 S씨는 자다가 갑작스러운 가슴 통증을 호소했다. 그는 1999년 고혈압을 진단 받고 A대학병원을 꾸준히 다니고 있었다. 1999년에는 뇌경색을 겪었다.2014년 9월 11일 새벽 12시 55분. 그가 다니던 서울 A대학병원 응급실에서 K 응급의학과 전공의에게 증상을 설명했다. 명치에서 흉골에 이르는 부위의 지속적인 가슴통증, 누운 자세에서 통증이 심해지고 앉은 자세에서 좋아지며 식은땀, 오심, 구토가 있다고 했다. S씨는 혈액검사, 심전도검사, 흉부 엑스레이 검사를 받았는데 심전도 검사에서 1도 방실차단, 엑스레이에서 심비대가 관찰됐다.새벽 2시 5분. K전공의는 급성 위염으로 추정 진단하고 환자에게 소화성 궤양용제(라니티딘) 및 진통제(메토클로프라마이드)를 투약했다.새벽 3시 30분. 환자 S씨의 보호자인 딸은 환자가 등 쪽으로 뻗치는 방사통 등 새로운 증상을 호소하고 기존의 가슴 통증도 심해졌다며 심장내과 의사의 진료를 받아봤으면 좋겠다고 요청했지만 K전공의는 거부했다. 흉부 CT 등 추가 검사도 하지 않았다. 환자의 딸은 A대학병원에서 일하는 간호사였다.새벽 4시. 환자가 계속 통증을 호소하자 K전공의는 2년차 전공의에게 "심근효소검사 결과가 정상임에도 환자가 통증을 계속 호소하는데 어떻게 했으면 좋겠냐"며 진료에 대한 의견을 요청하기도 했다. 당시 선배 전공의는 K전공의에게 흉부 CT 검사를 해보라고 권유하기도 했다.새벽 4시 22분. 환자는 여전히 가슴 통증을 호소했고 K전공의는 진통제(케토락)를 추가로 투약 했다.새벽 5시 28분. 환자의 가슴 통증이 다소 완화되자 K전공의는 라니티딘 등을 처방해 퇴원토록 했다. 이때 남겨진 의무기록은 응급실 기록, 의사지시 기록, 투약기록, 간호일지, 간호정보조사, 퇴원간호계획 등이었고 경과기록은 따로 없었다. 퇴원계획에는 '경증의 의학적 문제만 있는 환자, 치료 후 상태 호전 시 귀가'라고만 적혀 있었다. K전공의는 S씨가 응급실에서 퇴원하고 13일이 지나서야 병원 의무기록시스템에 접속해 '간헐적 통증이 있어 흉부CT를 설명했지만 보호자 중 한 명이 지켜보겠다고 함'이라는 내용을 기재했다.오전 10시 59분. 환자 S씨는 집에 가서도 가슴 통증을 호소했고 갑자기 등 부위 통증을 호소하면서 누운 자세에서 토할 것 같은 행동을 하다가 바로 의식이 저하, 다른 병원 응급실로 실려갔다. 의료진은 심장초음파 검사로 심낭압전 및 심낭삼출액, 대동맥박리를 확인했다. CT 촬영을 추가로 한 결과 상행대동맥박리(스탠포드A형) 진단을 내렸다. 의료진은 상행대동맥 인조혈관치환술을 하고 체외순환기도 가동했다.2014년 9월 17일. S씨에게 뇌MRI 검사를 한 결과 저산소성 뇌 손상을 보이는 전반적 대뇌 및 소뇌의 손상이 관찰됐다. S씨는 거동이나 의사소통이 불가능한 식물인간 상태다.대동맥박리 조기 진단을 놓친 전공의, 그가 소속된 병원은 민형사 소송에 휘말렸다.민사 및 형사 소송에 휘말린 병원과 의사, 결말은?이후 환자와 병원, 환자와 K전공의 사이 소송전이 시작됐다.환자 측은 우선 A대학병원을 상대로 손해배상 소송을 제기했다. 1심을 맡은 수원지방법원 제14민사부와 2심을 맡은 수원고등법원 제2민사부는 병원 측의 손해배상 책임을 인정했다. 다만 배상 책임이 1심 50%에서 2심 25%로 줄었다. 덩달아 손해배상 액도 1억9820만원에서 1억1223만원으로 감소했다. 양 측은 2심 결과를 받아 들고 모두 상고를 포기하면서 민사 소송 결과는 확정됐다.재판 과정에서 한국의료분쟁조정중재원과 S씨의 수술을 담당한 의료진은 모두 조기에 대동맥박리를 진단하고 수술했다면 현재와 같은 합병증을 줄일 수 있었을 것이라는 의견을 내놨다.손해배상 소송을 진행한 재판부는 "환자가 가슴 통증을 호소하면서 오심이나 식은땀을 보이면 꼭 급성심근경색을 의심해야 하고 심전도 검사 등을 시행해 이상이 없다면 급성 흉통을 일으킬 수 있는 질환이면서 정상 심전도를 보이는 급성심근경색, 대동맥박리, 기흉, 식도파열, 장천공 등의 가능성을 염두에 두고 다음 단계 검사를 진행하는 게 보통"이라고 설명했다.시점만 놓고 보면, K전공의에 대한 검찰의 공소장 접수는 민사 소송 1심 결과가 나온 이후다. 서울중앙지방법원도 공판 과정에서 민사 법원 판결문을 증거로 채택했다. 형사 재판부 역시 K전공의의 업무상과실치상죄를 인정했다. 1심과 2심 모두 징역 6개월에 집행유예 2년 형을 선고했다. 의사 K씨는 상고 여부를 고민하고 있다.재판부는 "응급의학과 의사로서 환자에게 생긴 흉통 원인을 정확하게 진단하기 위해 흉부CT 검사 등의 추가적인 진단 검사를 실시하고 결과에 따라 환자가 수술 등 적절한 치료를 받을 수 있도록 할 업무상 주의 의무가 있었다"라며 "K씨는 단순히 급성 위염으로 추정 진단하고 진통제 등만 처방한 채 환자를 퇴원 시켜 조기에 대동맥박리 진단을 상실케 했다"고 밝혔다.또 "환자는 가슴 통증을 호소하면서 오심이나 식은땀을 보였고 대동맥박리의 위험인자인 고혈압 병력을 오랫동안 갖고 있었으며 심비대 증상이 있었다"라며 "의사는 흉부CT 검사 등 추가적인 진단 검사를 할 필요가 있었다"고 덧붙였다.진료기록도 위조했다고 판단했다. K씨는 환자 S씨가 응급실에서 퇴원한지 13일이 지나서야 경과기록을 썼다. 법원은 "K씨가 환자 보호자에게 CT검사를 두 번에 걸쳐 권유했다면  환자가 단순 급성 위염이 아닌 대동맥박리, 폐색전증과 같은 중한 결과를 야기할 수 있는 다른 질환 때문에 흉통을 의심했다는 것인데 환자 퇴원 당시까지 작성된 진료기록부에 관련 기재가 전혀 없다"라며 "일반적이고 자연스러운 업무처리 과정에서 경과기록을 작성한 것으로 보이지는 않는다"고 지적했다.이어 "환자 측에 민사상 손해배상금이 지급되기는 했지만 K씨에 대한 형사 처벌을 원하는 의사가 철회된 것은 아니다"라며 "특히 K씨는 자신의 업무상 과실을 숨기기 위해 환자 진료기록부에 허위의 사실을 기재한 것으로 보이기 때문에 그 죄질이 심히 불량하다"고 양형의 이유를 판시했다.의료 사고로 인한 손해배상 책임에 이어 형사적 책임까지 져야 하는 현실에 의료계는 허탈감을 호소하고 있다. 특히 의사 K씨는 의료법 위반이 인정됐기 때문에 의사면허에도 직접적인 영향을 받을 수밖에 없는 상황에 놓였다.대한응급의학과의사회 한 임원은 "형사 소송이라는 게 피의자가 피해자에게 위해를 가했다는 건데 정말로 길 가다가 누구를 찌른 것도 아니고 응급실에서 정상적인 업무 수행 중에 정상적으로 마무리가 되었던 진료 행위에 대해 형사적 책임을 져야 한다는 현실을 받아들일 수 없다"고 토로했다.대한개원의협의회는 21일 성명서에서 "우리나라 사회와 법원은 의료사고에서 과도한 책임을 묻고 무리한 벌을 내리고 있다"라며 "의사 처벌을 앞세우는 강하고 억누르는 힘만으로는 대한민국 의료계가 처한 문제가 더욱 악화될 뿐이다. 의료분쟁에 대한 중재 및 배상 보험 체계의 강화, 고의 과실이 아닐 때는 처벌하지 않는 의료사고처리특례법, 정당한 진료의 형사법 면책 등의 햇살 같은 정책이 필요하다"고 주장했다.
2023-08-22 05:30:00정책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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